, 운전자 없이 차가 혼자 달리네

무인자동차 시대 눈앞… 구글 무인車 1600㎞ 주행 성공

카메라·레이저센서·GPS 달아 도로상황 탐지해 장애물도 피해
KIST
개발 '큐브-S' 시험주행 중, 최고속도 15㎞… 행인 보면 '스톱'

지난 14일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본관 앞 도로. 골프 카트 모양의 무인 전기자동차 '큐브-S'에 올라타고 키를 돌리자 모니터에 주변 도로 정보가 펼쳐지더니 자동차가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큐브-S 운전석 핸들은 누가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좌우로 돌아가며 방향을 조정했다.

20m
쯤 주행하던 큐브-S가 갑자기 멈춰 섰다. 왼쪽 전방에서 한 행인이 길을 건너기 위해 차도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다시 출발한 큐브-S는 교차로에서도 저절로 멈췄고 과속방지턱을 만나면 속도를 줄여가며 안정감 있게 운행했다.

▲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개발한 무인 전기자동차 큐브-S. 큐브-S는 사람이 운전하지 않아도 연구원 내 3㎞구간을 자유자재로 돌아다닐 수 있다. /KIST 제공

이날 큐브의 최고 속도는 시속 8. 큐브-S를 만든 KIST 인지로봇센터 강성철 박사는 "5년쯤 후면 아파트 단지나 공장, 놀이공원 같은 곳에서 보다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는 무인자동차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4년 이후 무인자동차 개발 경쟁 본격화

80
년대
미국 드라마 '전격Z작전'에 등장하는 '키트'처럼 제 힘으로 운행하는 무인자동차가 최근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미국의 구글이 지난 10일본 도요타의 프리우스 차체에 각종 센서를 얹고 컴퓨터를 장착한 '구글카' 1000마일( 1600)을 주행하는 데 성공했다. 유럽과 일본의 대학과 자동차회사도 무인자동차 개발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고 국내에선 KIST국방과학연구소(ADD),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과 현대차가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전 세계가 무인차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은 장애인이나 노약자의 이동을 도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산업현장의 물류 이동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무인차의 개발이 본격화된 것은 6년 전. 미국 국방고등연구기획국(DARPA) 2004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에서 '그랜드 챌린지'라는 무인자동차 경주대회를 열면서부터다. DARPA 80년대부터 전쟁터에서 사용할 군사용 무인자동차를 개발하기 시작했지만 기술개발이 한계에 부딪히자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대회를 연 것이다. 첫 대회에서는 완주에 성공한 무인자동차가 한 대도 없었지만, 이듬해부터 완주팀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중요… 인공지능 높이는 게 관건

무인자동차는 광학카메라와 레이저센서(인식장치),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자신의 위치와 속도, 도로 상황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그리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속도를 올릴 것인지 줄일 것인지, 또는 방향을 전환할 것인지 등 운전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에 옮긴다.
무인차는 명령에 따라 핸들을 자동으로 돌리기 위해 작은 모터가 들어가고 가속과 감속, 정지 명령을 수행할 신호전달장치가 부착된다. 그러나 무인자동차의 성능을 결정하는 것은 이 같은 기계장치가 아니라 각종 정보를 종합·분석하는 소프트웨어다. 큐브-S의 경우
초당 20번씩 새로운 판단을 내려 명령을 바꾼다. 큐브-S가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웬만한 바둑·체스 프로그램보다 훨씬 더 정교하다. 정보기술(IT) 기업인 구글이 무인자동차 개발에 뛰어든 것도 소프트웨어가 중요한 무인차의 특성 때문이다.

강성철 박사는 "1차선 도로를 주행하다 고장 난 차를 만났을 때 비켜가기 위해 중앙선을 넘어도 되는지를 사람처럼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무인자동차를 실제 도로에서 사용할 수 있다"면서 "모든 돌발 상황을 처리할 수 있는 논리 구조를 만들고 지능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재원 조선경제기자 입력: 2010.12.15 21:47